반응형 소설/<엽기적인 그녀>13 12. 견우 VS 그녀 (마지막 회) 제 12화 사랑은 가끔씩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걸 느끼게도 한다 TV에서 보면 가끔씩 종합 무술인이라고 나와서 차력을 보여주기도 하고 격파 시법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저도 종합 무술인입니다! 정말입니다! 진짭니다! 못 믿으시겠다는 눈치이신데, 그럼 저희 비밀을 밝히겠습니다. 저는!!!! 태권도, 검도, 유도, 합기도, 쿵푸를 합쳐서 1단씩이나 됩니다. 바둑까지 합치면 1단 12급입니다!!!! 더 합칠 게 없을 거 같습니까? 어렸을 때 배운 주산까지 합치면 적어도 2단은 됩니다. 하긴 육군예비역 병장 중에 태권도 1단 아닌 남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츄르르~! 제가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힘이 없어서 그녀한테 맨 날 맞고 사는 게 아니란 걸 이번 기회에 확실히!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설마 제가 그녀.. 2022. 7. 1. 11. 생일·세 번째 제 11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는 실패한 작전은 없다. 다만 성공하지 못한 작전이 있을 뿐 …! 드디어 제 생애의 최고로 멋진 작전이 실행 직전에 있습니다. 그녀는 저를 한 걸음 차이로 뒤따라오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예전에 많이 와 봤던 길이라 익숙하지만 그녀는 처음 오는 길이다보니 어둠 속에서 발을 자꾸만 헛딛더군여. “야~! 조심해!” “머야? 이렇게 껌껌한데, 대체 어딜 가는 거야?” “그냥 쪼오기~.” “쪼오기라니 …?” “야앗~! 조심해~!” 쿠우응~!!! 으헉! 그녀가 엎어졌습니다. 이런 제길! 머냐? 이러면 안되는데 …. 얼른 그녀에게 다가갔습니다. “괜찮어?” “으 …우웅 …괜찮어.” “조심 좀 해.” “니가 껌껌한 데로 끌고 가니깐 그렇지!!!” “바보냐? 다 큰 게 넘어지기나 하고.”.. 2022. 6. 30. 10. 생일·두 번째 제 10화 준비된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로 준비된 사랑도 없다. 사랑은 언제 어디서나 찾아올 뿐 … 드뎌!!!! 내일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그녀의 생일입니다. 거사를 치르려면 당근 사전답사가 필수 아니겠습니까?? 물론 군대 가기 전에 알바 하러 맨 날 갔던 곳이지만, 그 동안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모르고, 또 중요한 일을 치르기 전엔 리허설을 꼭 해야 합니다. 준비운동을 안 하고 수영장에 들어간다던지 또는 침대에 들어가게 되면, 수영장일 경우는 심장마비가 오고 침대일 경우는 코피가 쥬르륵 나옵니다. 그녀의 생일 하루 전 놀이동산. 작전은 새벽에 감행됩니다. 정문?? 막혀 있을 거 뻔합니다.그럼??? 새벽에도 들어갈 수 있는 개구녕을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예전에 거기 개구녕 절.. 2022. 6. 29. 09. 생일·첫 번째 제 9화 서로에게 의미를 부여해 나감은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시작점이다. 그녀의 주민등록상 생일은 4월 16일입니다. 그런데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실제 생일은 양력으로 6월 15일입니다. 작년의 6월 15일은 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많은 날들 중에 하나였지만 올해의 6월 15일은 그녀를 만남으로 해서 저에게 특별한 의미가 부여됩니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것은 서로에게 조금씩 의미를 부여해가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녀의 생일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생일!! 얼릉뚱땅 넘어가면 아마 그녀가 저를 살해할 지도 모릅니다. 아! 살해라는 말이 나와서 말인데 그녀는 76년 용띠입니다. 저여?? 저 75년생 토끼띠입니다. 그런데 제 친구들은 모두 74년 범띠입니다. 다 아시져? 빠른 75년생... 2022. 6. 28. 08. 길들여지기 제 8화 만남은 가끔씩 서로에게 길들어지기를 요구하기도 한다. 저는 그녀의 터프함과 동해 번쩍 서해 번쩍에 질려 있었습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녀가 언제 어디서 사고를 칠지 모르는데다가 언제나 뜬금없이 전화를 걸어, “몇 분 안에 어디로 안 나오면 죽는다!!”라고 해대니 어떡합니까! 혹시 일어날지도 모르는 돌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뭔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습니다. 기르는 애완용 고양이라면 방울을 달아주면 됩니다. 강아지라면 집 전화번호를 적은 목걸이라도 하나 걸어 주면 됩니다. 어라라~!! 집 전화번호를 적은 목걸이!!! 그렇습니다~! 오예에~! 그 방법이 있었습니다. 그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으하하핫~!! “나 견운데, 오늘 저녁에 좀 보자.” “오늘 저녁에?” “그래! 내가 너.. 2022. 6. 27. 07. 석촌호수 제 7화 타인의 아픔을 같이 느낄 순 없을까? 그녀는 주말이 아니면 수요일에 저를 만나려고 합니다. 특히 수요일에는 거의 백퍼센트! 그녀한테 연락이 온다고 알고 있으면 됩니다. 왜냐구여? 그녀는 수요일에 학교수업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번 수요일에 그녀가 우리학교에 와서 난장판을 쳐놓고 갔기 때문에 전 수요일에 들어있는 강의는 안 듣습니다. 아니 못 듣습니다. 등록금이 대체 얼만데 …. 돈 아까워 죽습니다. 오늘은 수요일~! 수요일엔 오뚜기 카레~! 아닌감 …? 저는 지금 학교에 가는 걸 일찌감치 포기하고 집에서 대기 중 입니다. 사전에 그녀의 연락은 당근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녀가 저희 집 근처에 와서, ‘일 분 안에 안 나오면 죽는다!!! 라고 하면 전 1분 안에 그.. 2022. 6. 26. 06. 학교 제 6화 서로를 구속함에 있어서 느끼는 자유가 진정한 자유일지 모른다. “자아~, 오늘은 여기까지 할께요. 수고들 많았어요.” “수고하셨습니다, 교수님!” 오전 수업이 끝났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 3시간짜리 연강을 하나 더 들어야 합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학생식당으로 가는 도중 핸드폰이 울리더군여. 그녀였습니다. “여보세여?” “견우야~ 나야.” “응~. 왠일이야?” “너 지금 어디야?” “나 학굔데 …, 너는?” “나 오늘 수업 없잖어. 집이야.” “글쿠나.” 그녀는 S대를 다닙니다. 저도 별 볼일 없는 놈이지만 어쩌다보니 대학생입니다. 또 그녀는 수요일에 수업이 없고, 저는 목요일에 수업이 없습니다. 오늘은??? 수요일~! 저는 내일 수업이 없기 때문에 오늘이 마치 휴일 전날 같이 느껴집니다. “.. 2022. 6. 25. 05. 인연·세 번째 제 5화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것들은 우리도 모르는 성욕일수도 있다. 하지만 … 멀쩡한 남녀가 소주방에 들어간 지 20분도 안되어 남자가 여자를 업고 나오는 광경이란 …!!! 으으 … 종업원이 먼 가 수군거리는 듯 합니다. ‘야, 약 먹였나봐 …!’ 헉 …! 뭡니까? 약을 먹이다니!!! 주위가 깜깜해서 다행입니다. 막상 그녀를 들쳐 업고 밖으로 나왔지만 어떻게 해야 하나 아무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어쩔 수 있습니까?? 한번 경험이 있지 않습니까? 해본 대로 하는 수밖에 …. 갔습니다!! 어젯밤 그 여관을 …. 역시 어젯밤 그 아줌마가 우리를 맞으시더군여. 절라 친한 척 합니다. “엇, 학생!! 또~오 왔네?” “네, 안녕하세요? 아줌마.” “오늘도 색시가 떡이 됐네. 푸하하핫!” “ …….” “얼른 .. 2022. 6. 24. 04. 인연·두 번째 제 4화 삶이란 되풀이되는 만남 속에서 서로를 배우는 것이 아닐까? 그녀를 보내고 저는 집에 가기 위해 서울행 지하철을 탔습니다. 어제 오늘, 단 몇 십분 전에 일어났던 일들이 마치 오래전 꿈속에서 있었던 일인냥 느껴집니다. 홀가분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왠지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어제 술에 취한 그녀와 함께 타던 지하철. 물론 어제 그 지하철은 아니겠지만 어제나 오늘이나 지하철 안의 풍경은 별반 다를 것도 없습니다. 제 눈에는 지금 지하철 의자 가장자리에 있는 쇠기둥이 보입니다. 씨익~! 언제나 지하철을 탈 때마다 보아왔던 것이고, 아무런 느낌도 없이 피곤할 땐 몸을 기대던 것인데 앞으로는 이 쇠기둥을 볼 때 마다 웃음을 지을 거 같습니다. 쇠기둥에 가까이 갔습니다. 그.. 2022. 6. 23. 03. 인연·첫 번째 제 3화 가끔씩 바보가 되면 세상이 아름다워질 때가 있다. “형, 밥 먹어~~~!” “으~응.” “형, 엄마가 빨리 와서 밥 먹으래. 일어나 빨리이!” “아라써. 으으 …!” “형, 지금 9시야 9시!!!!” 사촌동생 녀석이 밥을 먹으라고 깨웁니다. 어제 늦게 아니 오늘 일찍 고모 집에 왔기 때문에 제대로 인사도 못 드리고 오자마자 자버렸습니다. 식탁에 가보니 할머니가 먼저 나와 계시더군여. “견우 언제 온 거냐?” “어제 늦게 왔는데 할머니 주무시던데요?” “얘가 새벽 같이 와 놓고선 무슨 소리야 지금.” “고모, 그냥 넘어가.” “무슨 애가 죽은 것처럼 잠을 자니?” “ …….” 그렇게 아침식사를 하면서 늦은 인사를 드렸습니다. 늦은 아침을 먹고 나니 사촌동생이 웬 종이조각하고 샤프를 가지고 옵니다... 2022. 6. 22. 02. 만남·두 번째 제 2화 우리가 흔히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사랑이 아닐지도 모른다. 억수장! ♨ 초록색 여관 이름이 반짝반짝 거리며 빨간색 장이란 글자와 너무도 멋지게 하모니를 이루고 있습니다. 진짜 눈물겹습니다. 세상이 아름답습니다. 인간승리입니다. 츄르륵~! 하지만 여관을 찾았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게 아니더군여. 거기에 들어가는데도 많은 용기가 있어야 할 거 같습니다. 애인하고 손을 꼭 잡고 들어간다면야 면상에 철판 깔고 할 수도 있을 거 같지만 이건 상황이 좀 다르지 않습니까?? 저 혼자서 괜히 마음이 찔립니다. 여관 아줌마가 머라고 생각하겠습니까?으 …. 지나가는 여자 줘 패서 기절시켜 데꾸온지 알겁니다. ‘그냥 여기다 버리고 갈까?’ ‘아니야. 그러다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해. ‘철판 한번 깔아봐?’ .. 2022. 6. 21. 01. 만남·첫 번째 제 1화 이 세상엔 우연이란 없다 다만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 있을 뿐 … 서울 시내에는 딱하면 딱 떠오르는 명물 동네들이 몇 군데 있습니다. 떡볶이 하면?? 신당동!!! 족발 하면?? 장충동!! 순대 하면?? 네, 순대하면 신림동이 떠오릅니다. 서울에 안 살아도 신림동을 모르시는 분들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요즘은 ‘순대 타운’이라는 이름 아래 큰 건물이 들어섰지만, 제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당시인 1990년대 초반의 순대 타운 경관은 보통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시장의 안쪽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구멍이 뽕뽕 뚫린 허름한 천막으로 하늘을 가리고 그 아래는 다리 한쪽이 부서져서 잘못 앉으면 넘어갈 거 같은 기다란 나무의자와 군데군데 담배빵이 있어 시커먼 탁자들을 놓고 여러 순대 가게가 빼.. 2022. 6. 20. 00. <엽기적인 그녀> 연재 예고 김호식 장편소설 인터넷 소설 1세대 김호식 작가의 대표작. 군에서 갓 제대한 순진무구한 청년 견우와 시크릿 하지만 터프한 여자 친구 사이에서 일어나는 코믹 로맨스 소설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견우74”라는 필명으로 1999년 8월부터 PC 통신 나우누리에서 연재를 시작. 모든 사이트로 펴져나가며,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2000년 연재물을 모아 책으로 출판되었으며, 2016년 개정판으로 다시 출판하였다. 2001년 차태현과 전지현이 주연한 영화《엽기적인 그녀》는 488만 2495명을 동원하였고, 2008년 일본에서 드라마로 리메이크 되었으며, 2016년 《엽기적인 그녀 2》는 차태현과 빅토리아가 주연, 중국과 한국에서 상영되고 있다. 2017년 《엽기적인 .. 2022. 6. 19. 이전 1 다음 반응형